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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09 북한 정권 60년 남은 건 굶주림

북한 정권 60년 남은 건 굶주림

 
북한 정권 60년 남은 건 굶주림, 그리고
'최악의 독재국(國)' 악명


주민 5명 중 1명은 美원조식량으로 추석맞아
'核카드'로 경제 살린 뒤 후계구도 확립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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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은 북한이 1948년 38도선 이북에 진주한 소련군의 지원을 받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창건'을 선포한 지 60주년 되는 날이다. 북한 정권은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와 60년을 경쟁했지만 그 결과는 참담하다. 북한 앞에는 이제 '사회주의 낙원'의 구호가 무색하게 '주민이 굶어 죽는 나라', '최악의 독재국'이라는 딱지만 붙어 있다.

60년 동안 먹고사는 문제 해결 못해

'이밥(쌀밥)에 고깃국'을 먹여주겠다는 김일성 주석의 오래 전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올해 북한 전체 주민 2350여만 명 중 20%인 459만여 명은 미국 원조 식량을 받으며 '공화국 창건' 60주년(9일)과 추석(14일)을 맞는다고 외신들은 보도하고 있다. 북한은 정권 수립 이후 줄곧 '자력 갱생'을 외쳤지만 '철천지 원쑤'라는 미국의 원조로 연명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게 북한 정권의 최대 실패"라고 말했다.



정권 출범 당시 북한은 일제 때 북쪽에 집중된 산업시설을 바탕으로 토지개혁과 산업 국유화를 단행했다. 6·25전쟁으로 폐허가 됐지만 옛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의 지원과 대중 증산운동인 '천리마운동'을 통해 60년대까지 남한보다 경제적 우위를 지켰다. 그러나 1967~69년에만 전체 예산의 30%를 국방비에 쓰는 등 군사·중공업 위주의 경제정책을 쓰면서 북한 경제는 성장을 멈췄다. 사회주의 시스템 자체의 모순이 겹치면서 1976년에는 대서방 채무불이행 사태에 놓였다.

특히 1974년 후계자로 추대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3대 혁명 붉은 기 쟁취운동', '70일 전투', '속도전' 등 경제 논리를 무시한 대중 증산운동을 밀어붙였다가 설비 혹사, 인력 낭비 등의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80년대 말 옛 소련과 동구권이 무너지자 북한식 계획경제는 작동을 멈췄고, 90년대 중반 자연재해까지 닥쳐 수십만 명이 굶어 죽는 사태가 벌어졌다.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 지도부가 주민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개혁·개방으로 나설 조짐이 아직 안 보인다"며 "이런 현실이 정권 수립 60주년을 더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적화 통일'에서 '체제 생존'으로

북한은 여전히 노동당 규약에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 해방과 인민민주주의 혁명 과업의 완수"를 명시, 대남 적화통일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1968년 청와대 습격, 1983년 아웅산 테러 사건 등은 모두 이 헛된 욕심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북한은 80년대 후반 동구권이 붕괴하고 남북 간 경제력 격차가 커지자 내부적으로 남한에 의해 '먹히지' 않는 방법 찾기에 골몰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김일성 주석이 1991년 신년사에서 "조국 통일은 누가 누구를 먹거나 먹히지 않은 원칙에서 (중략) 연방제 방식으로 실현돼야 한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최근 꺼내든 생존용 카드는 미국을 향한 '핵 도박'이다. 북한은 1993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영변 핵시설에 대한 특별 사찰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며 핵비확산조약(NPT) 탈퇴를 선언, 1차 핵 위기를 일으켰다. 2002년 10월에는 고농축우라늄(HEU) 문제가 불거지면서 제2차 핵 위기가 닥쳤고, 아직까지도 6자회담은 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제 서방의 관심은 '김정일 후의 북한'에 쏠려 있다. 핵 문제와 경제난은 북한 후계와도 연결됐다는 견해가 많다. 김 위원장 입장에선 핵 카드를 활용해 미·북 관계 정상화와 경제 회생 등을 달성한 뒤 본격적인 후계 구도 짜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김일성은 62세 때인 1974년 김 위원장을 후계자로 내정했지만 김 위원장은 현재 66세에 당뇨병과 심장병을 앓고 있는데도 후계자를 내세우지 않고 있다. 한 국책 연구소 연구원은 "장남 정남(37)이나 차남 정철(27)로 3대 세습을 할지, 군부 집단지도체제가 등장할지, 끝까지 후계자를 정하지 않을지 아직 확실한 것은 없다"고 했다.


안용현 기자 ahny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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